직접 농사지은 고추를 1년 내내 깨끗하게 먹고 싶어서, 올해는 집에 있던 리큅 식품건조기로 고추를 말려봤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태양초를 만들겠다고 며칠 동안 밭을 오가며 아침저녁으로 공해 없는 곳을 찾아 햇볕에 널었습니다.
5일 정도 정성을 들였고, 하루만 더 말리면 되겠다 싶던 날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습니다. 다 말린 고추를 다시 말려야 했고, 여기서 관리를 잘못하면 고추가 다 곯아서 버려야 합니다.
그때 집에 있던 리큅 식품건조기가 떠올랐는데, 써보니 생각보다 쉽게 성공해서 벌써 네 번째 고추를 말리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해보며 찾은 온도와 시간, 그리고 실패했던 경험까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목차
리큅 식품건조기로 찾은 온도와 시간 (50℃ 실패담 포함)
제가 쓰는 제품은 리큅 필터프로 5단 모델로, 트레이가 5단이라 텃밭에서 딴 고추를 한 번에 꽤 많이 넣을 수 있습니다. 앞쪽에 시간과 온도를 따로 맞추는 다이얼이 있어서, 단계별로 온도를 바꿔가며 말리기 편합니다.
요즘 고추는 속살이 두꺼워서 생각보다 오래 걸립니다. 제가 키운 고추를 직접 말려보니 속까지 바싹 마르는 데 총 60시간, 약 2박 3일이 필요했는데, 고추가 타지 않고 붉은빛을 유지하게 하려면 단계별 온도 조절이 중요했습니다.
- 처음 12시간은 70℃: 높은 온도로 고추 표면의 수분을 빠르게 날려줍니다. 초반에 수분을 충분히 빼야 곰팡이가 생기거나 고추가 물러지지 않습니다.
- 나머지 약 48시간은 60℃: 온도를 낮춰 상태를 확인하면서 은근하게 말립니다.
처음에는 고추 색이 어두워질까 봐 50℃로 낮춰서 12시간을 돌려봤는데, 고추가 별로 마르지 않고 거의 변화가 없어서 다시 60℃로 올려서 건조를 마쳤습니다. 반대로 온도를 너무 높게 하면 고추가 검게 탈 수 있으니, 제 경험으로는 60℃ 정도가 가장 적당했습니다.
고추 두께와 크기에 따라 시간과 온도는 조금씩 달라질 수 있으니, 중간중간 직접 만져보며 상태를 확인하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건조 시간을 줄이고 싶다면 고추를 반으로 갈라서 말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공기와 닿는 면이 넓어져 훨씬 빨리 마르지만, 갈라 둔 고추는 씨가 쏟아지기 쉽고 트레이에 붙기도 해서 손이 더 갑니다. 저는 꼭지만 떼고 통으로 말렸고, 60시간이 걸려도 따로 신경 쓸 일이 적어 이 방법이 편했습니다.
넣기 전 준비와 트레이 교체 요령
- 깨끗한 물에 세 번 정도 씻습니다.
- 물기를 빼고 수건으로 하나하나 닦아줍니다.
- 꼭지를 떼고 건조기에 넣습니다.
물기를 꼼꼼히 닦아야 건조 시간이 줄고 곰팡이 걱정도 덜합니다.
건조기는 트레이 위치에 따라 마르는 속도가 달라서, 그대로 두면 한쪽 트레이만 바싹 마르고 다른 쪽은 덜 마르는 일이 생깁니다. 그래서 중간에 트레이 위치를 바꿔주는 게 중요합니다.
- 위아래 바꾸기: 6~8시간마다 맨 아래 트레이를 맨 위로 올리고, 위쪽 트레이를 아래로 내립니다.
- 고추 섞어주기: 트레이를 바꿀 때 고추를 가볍게 뒤집고 섞어주면 바람이 잘 통해서 전체가 고르게 마릅니다.
태양초와 건조기, 직접 해보니
두 가지 방법을 모두 해보고 느낀 차이는 이렇습니다.
- 태양초: 전기요금이 들지 않고 색이 밝게 나오지만, 비나 습도에 따라 곰팡이가 생기기 쉽고 넓은 장소와 벌레·먼지 관리가 필요합니다. 저는 소나기 한 번에 며칠 고생이 물거품이 될 뻔했습니다.
- 식품건조기: 날씨와 상관없이 집 안에서 말릴 수 있고 위생적이지만, 60시간 정도 돌려야 하니 전기요금이 조금 들고 온도를 너무 높이면 색이 어두워질 수 있습니다.
저처럼 낮에 밭을 지키기 어렵다면 건조기가 훨씬 마음 편한 방법이었고, 버려지는 고추 없이 깔끔하게 말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전기요금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다 말린 고추 보관법
다 마르면 손으로 만졌을 때 바스락 소리가 납니다. 건조가 끝난 직후 뜨거운 상태로 바로 봉투에 넣으면 남은 열기 때문에 습기가 찰 수 있으니, 트레이째 잠시 식혀주세요.
충분히 식힌 고추는 밀폐 용기나 지퍼백에 담아 서늘한 곳에 두거나 냉동 보관하면 됩니다. 필요할 때 방앗간에서 빻아 고춧가루로 쓰면 1년 내내 직접 키운 고추를 먹을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소나기 한 번에 태양초를 망칠 뻔한 뒤로, 고추는 건조기로 말리고 있습니다. 직접 키운 고추도 온도와 트레이 교체만 신경 쓰면 집에서 어렵지 않게 말릴 수 있습니다. 건조기는 고추뿐 아니라 다른 음식 말리기에도 좋아서, 저는 강아지 간식을 만들 때도 자주 씁니다.
제품 정보와 소모품은 리큅 공식 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추를 키운 전원주택지 텃밭 이야기는 주말농장 텃밭 작물 추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