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박람회 케이팜 관람 후기 (수원메쎄에서 딸과 함께 본 스마트팜 장비)

2024년 11월, 딸과 함께 수원메쎄에서 열린 농업박람회 케이팜(K-FARM)에 다녀왔습니다. 그 무렵 쌈채소 재배에 관심이 많아 스마트팜 장비를 직접 보고 싶었는데, 박람회에서 본 것과 느낀 점, 그리고 귀농을 준비하는 분들이 박람회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해 봤습니다.

케이팜에 가게 된 계기

박람회에 가게 된 계기는 우연히 들은 이야기 하나였습니다. 유튜브였던 것 같은데, 서울의 한 병원이 유리 온실에서 쌈채소와 채소를 길러 환자들에게 제공하고,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채소가 자라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그 장면이 오래 남았습니다. 깨끗한 환경에서 유기농으로 채소를 기르고, 키우는 과정 자체가 사람들에게 보는 즐거움이 된다는 점이 무척 매력적이어서 쌈채소를 직접 길러 보고 싶다는 생각이 그때부터 구체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2024년 10월에 공주에서 그린대로 흙집 짓기 교육을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원메쎄에서 농업박람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이 한창 높을 때라 딸과 함께 가 보기로 했습니다.

2024 케이팜은 11월 14일부터 16일까지 수원메쎄에서 열렸고, 스마트팜과 애그테크 기획관, 도시농업기획관, 지자체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쌈채소 재배에 관심이 있었던 만큼 스마트팜 부스를 특히 유심히 봤습니다. 이전에 방배동 스마트팜 설명회에서는 주로 설명을 들었다면, 박람회에서는 실제 장비를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달랐습니다.

직접 본 스마트팜 장비와 가격의 벽

물에 양분을 녹여 뿌리를 키우는 수경재배, 여러 줄을 나란히 놓고 키우는 병렬식 재배, 선반을 위로 쌓아 올린 수직재배까지 방식이 정말 다양했고, 같은 수경재배라도 장비 모양이 제각각이라 이런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싶은 기발한 아이디어도 많았습니다.

창고 안을 통째로 재배 공간으로 꾸민 창고형 재배 시설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스마트팜의 종류와 인허가는 스마트팜 귀농 총정리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장비를 보면 볼수록 해 보고 싶은 마음이 커졌지만, 가격을 듣고 나니 현실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비싸서, 작은 규모로 시험 삼아 시작해 보려 해도 당장 제 농사에 접목하기는 어렵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도 막연하게 상상만 하던 스마트팜이 어떤 모습이고 어느 정도 준비가 필요한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기에, 다녀온 것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박람회장에서 만난 사람들과 소형 농기구

박람회장에서는 뜻밖의 반가운 만남도 있었습니다. 얼마 전 흙집 짓기 교육 때 함께했던 동기 두 분을 우연히 만나, 너무 반가워서 한참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두 분 모두 귀농귀촌을 꾸준히 알아보고 계셨고, 다른 동기 중에는 집 지을 준비를 시작한 분들도 있다는 소식을 전해 주셨습니다. 같은 교육을 들었던 사람들이 각자의 속도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저도 다시 힘이 났습니다.

박람회를 둘러보며 인상 깊었던 것은 부스마다 젊은 청년들이 나와 직접 장비를 설명하고 자신들이 기른 작물을 소개하던 모습입니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고 농사를 하나의 사업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분명해, 청년농들이 한발 앞서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스마트팜 장비 말고도 다양한 농기구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중 기억에 남는 것은 크기를 줄인 농기구들이었습니다. 큰 농기계는 다루기 어렵고 부담스러운 데 비해 작게 만든 기구들은 손에 잡기 편하고 사용하기 쉬워 보여, 체력이 넉넉하지 않은 저 같은 사람이나 텃밭 규모로 농사짓는 분들에게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귀농 준비 중이라면 농업박람회 이렇게 활용해 보세요

다녀와 보니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농업박람회는 생각보다 얻을 것이 많은 자리였습니다. 둘러볼 때 도움이 될 만한 점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일정과 사전 등록 미리 확인하기 — 주최에 따라 열리는 시기와 장소가 다르니, 관심 있는 행사는 누리집에서 일정과 사전 등록 여부를 미리 확인해 두기
  2. 장비는 꼭 가격을 물어보기 — 스마트팜 장비는 보기에는 간단해 보여도 가격을 들어 보면 생각이 달라지니, 대략적인 비용을 알아 두면 현실적인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
  3. 지자체 부스 들르기 — 공무원분들이 직접 나와 자기 지역을 홍보하고 있고, 지역마다 내세우는 작목과 귀농 지원 내용이 달라 여러 부스를 비교해 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됨
  4. 소형 농기구 직접 들어 보기 — 체력이 부담되거나 텃밭 규모로 농사짓는다면, 직접 손에 쥐어 보면 나에게 맞는지 금방 알 수 있음
  5. 사람을 만나는 자리로 생각하기 — 교육 동기를 우연히 만날 수도 있고 부스의 청년농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어,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의 소식을 듣는 것만으로도 힘이 됨

마치며

그날 농업박람회는 스마트팜을 바로 시작하게 해 주지는 않았지만, 깨끗한 환경에서 쌈채소를 기르고 그 과정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일에 제가 끌린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해 주었습니다.

귀농귀촌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농업박람회에 가 보시길 권합니다. 영상이나 설명회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크기, 가격, 사람들의 분위기를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