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대로 국비교육 후기 (공주 한옥마을 7일, 황토집 짓기)

시골 구옥을 직접 고쳐 살고 싶어도, 막상 손대려고 하면 공사 순서도 모르고 비용도 막막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2024년 10월, 귀농귀촌 플랫폼 그린대로에서 찾은 집수리 교육을 신청해 공주 한옥마을에서 7일을 보냈습니다. 그린대로 국비교육을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교육비부터 실습 내용, 여자로서 솔직히 힘들었던 점까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제가 들은 집수리 교육과 실제 낸 교육비

제가 들은 과정은 사단법인 한국흙건축연구소가 주관한 “귀촌인을 위한 집수리 생활기술” 3기 과정으로, 2024년 10월 21일부터 27일까지 7일 동안 총 52시간을 대면 실습 위주로 진행했습니다.

이 교육은 그린대로에서 찾아 신청했습니다. 그린대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운영하는 귀농귀촌 종합 플랫폼으로, 전국의 귀농·귀촌 교육과 정착 지원 정보가 모여 있습니다. 신청부터 수료증 발급까지 사이트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어서 초보자인 저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국비 지원 교육이라고 해서 전액 무료는 아니었고, 제가 낸 비용은 이렇습니다.

  1. 총 교육비: 약 184만 원
  2. 국비 지원: 1,453,626원
  3. 자부담: 383,340원

7일간 숙식이 포함된 52시간 실습 교육을 38만 원 정도에 들은 셈입니다. 처음에는 자부담이 있다는 게 조금 아쉬웠지만, 숙박과 식사, 재료비까지 생각하면 충분히 가치 있는 금액이었습니다. 과정마다 자부담 비율이 다르니 신청 전에 모집 공고에서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공주 한옥마을에서의 7일과 황토집 실습

이 교육이 유독 기억에 남는 이유는 공주 한옥마을에서 지낸 시간 덕분입니다. 7일 동안 한옥에 머물며 따뜻한 온돌방에서 잤고, 식사는 지역 식당을 바꿔가며 제공받았습니다. 지역 상권에도 도움이 되는 방식이라 좋았습니다.

하루 종일 먼지를 마시며 실습하고 돌아와 조용한 한옥에서 쉬면 피로가 금방 풀렸습니다. 비 오는 저녁에 장작을 지펴주셨는데, 처마에서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앉아 있던 시간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저녁이면 전국에서 모인 동기분들과 둘러앉아 시골 정착 이야기를 나눴는데, 각자 준비하는 지역도 사정도 달라서 서로에게 배울 게 많았습니다.

실습은 공주시 정안면에 있는 실습장에서 진행했고, 단순한 집수리만 배우는 게 아니라 농막과 황토집이 올라가는 전 과정을 순서대로 따라갔습니다.

  1. 기초: 집이 들어설 터를 잡고 기초를 놓는 작업
  2. 골조: 나무를 다듬고 뼈대를 세우는 작업
  3. 벽체: 황토를 섞어 벽을 채우고 흙미장을 하는 작업
  4. 지붕과 마감: 지붕을 올리고 마무리하는 작업
황토 바닥 미장 작업
황토로 바닥 미장을 하는 모습

여기에 생활 속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집수리 요령도 함께 배웠습니다.

솔직히 힘들었던 점, 그리고 교육을 마치고 남은 것

여자로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일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연장을 다루는 것부터 쉽지 않았고, 톱질하고, 황토를 섞고, 나무를 나르는 일이 하루 종일 이어졌습니다. 체력적으로 버거운 순간이 많았고, 다행히 함께한 남자 동기분들이 무거운 일을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이 교육을 생각하는 분들, 특히 여성분들이라면 체력적으로 각오를 하고 가시는 게 좋습니다. 편한 작업복과 장갑, 튼튼한 신발은 꼭 챙기세요.

아직 배운 기술로 직접 집을 고쳐본 적은 없지만, 집 한 채가 어떤 순서로 지어지는지는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이게 생각보다 큰 수확입니다. 나중에 시골집을 고치거나 업체에 공사를 맡기게 되더라도, 어떤 공정이 왜 필요한지 알고 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이 끝나고 3주쯤 뒤에는 수원에서 열린 농업박람회 케이팜에서 이 교육 동기 두 분을 우연히 다시 만나기도 했습니다. 각자 속도는 달라도 귀농귀촌을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교육에서 얻은 또 하나의 수확은 함께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린대로 국비교육으로 받은 52시간의 수료 시간은 귀농 교육 이수 실적으로도 쌓입니다. 정부 귀농 지원사업은 교육 100시간 이상이 사실상 필요하기 때문에, 이렇게 시간이 긴 실습 교육이 도움이 됩니다. 다만 교육 시간만으로 지원사업에 선정되는 건 아니라는 점은 제 귀농 농업창업 및 주택구입지원 사업 탈락 후기에 자세히 적어두었습니다.

그린대로 국비교육 신청 팁

  1. 인기 과정은 빨리 마감됩니다. 흙건축이나 집수리처럼 실습형 과정은 접수 시작과 함께 마감되는 경우가 많으니, 관심 교육을 미리 찜해두세요.
  2. 수료증은 바로 출력해 두세요. 나중에 지원사업을 신청할 때 교육 이수 증빙으로 필요합니다.
  3. 다른 교육 경로도 함께 보세요. 지역 농업기술센터나 고용24의 국비 직업훈련에도 집수리·목공 과정이 있습니다. 교육 찾는 방법은 농업교육포털 활용법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마무리하며

7일 동안 몸은 고됐지만, 시골집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낡은 집을 보면 막막하기만 했다면, 지금은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순서가 그려집니다. 귀농귀촌을 준비하면서 시골집 수리가 걱정되는 분이라면, 그린대로에서 이런 실습형 교육을 꼭 한 번 찾아보시길 권합니다.